[프랑스/아비뇽] 아비뇽 교황청 와인: 히포크라스, 모레툼, 샤토네프 뒤 파프

아비뇽♡
프랑스 남부에 있는 교황의 도시, 아비뇽(Avignon) 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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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프랑스 남부 여행.
여행의 시작은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 니스(Nice) 였습니다.
니스를 거점으로 근교 도시(생장캅페라, 에즈, 망통) 을 여행한 후 영화의 도시 칸을 거쳐 아비뇽에 도착했습니다.
칸에서 아비뇽까지는 고속열차(TGV) 를 이용했는데요,
TGV 이용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프랑스/아비뇽] 칸-아비뇽 고속열차(TGV) 이동 후기

[프랑스/아비뇽] 칸-아비뇽 고속열차(TGV) 이동 후기

 
현재 교황청은 로마 안에 있는 바티칸 시국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중세 시대에는 프랑스 아비뇽에 교황청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비뇽 유수' 라는 사건 때문인데요,
아비뇽이라는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비뇽 유수에 대해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비뇽의 역사와 아비뇽 유수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유수, 그리고 아비뇽 교황청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유수, 그리고 아비뇽 교황청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비뇽 교황청 방문 후기를 올리고자 합니다.
교황청 안에는 궁전과 정원이 있습니다.
궁전과 정원의 입장권을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고 합쳐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합쳐서 구입할 경우 개별 구매보다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저는 이왕 아비뇽까지 왔으니 궁전과 정원을 둘다 자세히 둘러보고 싶어서 통합 입장권으로 구매했습니다.
아비뇽 교황청 궁전과 정원 방문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교황청 궁전, 중세 고딕 건축의 진수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교황청 궁전, 중세 고딕 건축의 진수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교황청 정원, 중세 시대의 정원을 둘러보다

[프랑스/아비뇽] 아비뇽 교황청 정원, 중세 시대의 정원을 둘러보다

 

 

아비뇽 교황청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바로 와인샵이었습니다.
교황과 관련이 있는 와인을 판매하는 곳일까요?

 

 

낡아보이는 와인병들이 진열되어 있고 뒤에는 'La Tisane des Papes' 라고 써 있습니다.
'La Tisane des Papes' 는 '교황의 허브티' 라는 뜻이라고 해요.

 

La Tisane des Papes - Gregoire XI
Gregoire XI 는 아마도 교황 그레고리오 11세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교황 그레고리오 11세는 1370년 12월 30일부터 1378년까지 재임한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황입니다.
그는 아비뇽 유수 시기의 마지막 교황으로 알려져 있으며, 교황청을 아비뇽에서 로마로 다시 이전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사망 이후, 새 교황 선출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의 갈등이 다시 폭발하면서 교회 내 서방 대분열(Great Western Schism) 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여러 명의 교황과 대립교황이 동시에 존재하며 가톨릭 교회는 혼란을 겪게 됩니다.

 

 

La Tisane des Papes - Benoit XIII
Benoit XIII 는 아마도 대립교황 베네딕토 13세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베네딕토 13세(Antipope Benedict XIII) 는 가톨릭 교회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서방 대분열(Great Western Schism, 1378-1417) 시기의 대립교황 중 한 명입니다.
그는 1394년부터 1423년까지 대립교황으로 활동하며 가톨릭 교회 내 분열을 심화시켰기 때문에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좋지 않은 편입니다.

앞에는 노란색 병과 보라색의 병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노란색 병은 히포크라스(Hypocras), 보라색 병은 모레툼(Moretum) 이라고 써 있습니다.
히포크라스는 중세 시대에 즐겨 마시던 음료로 우리에게 친숙한 스페인의 샹그리아가 바로 이 히포크라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는 환자들에게 와인을 처방했다고 하는데요,

적당히 와인을 마시는 것이 항산화, 면역력, 콜레스테롤 조절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옛날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나 봅니다.
 

히포크라스 와인은 어떻게 만들까요?
기본적으로는 와인 3L 에 꿀 200g 을 첨가한 당도가 매우 높은 와인입니다.
여기에 계피, 생강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서 완성을 합니다.
 
모레툼(Moretum) 역시 중세 수도원 음료입니다.
천연 동굴의 오크통에서 숙성된 Corbières 지역의 엄선된 레드 와인으로 Moretum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오래 숙성된 와인의 강한 향은 꿀로 부드러워지고, 야생 블랙베리 주스의 첨가하여 음료가 완성된다고 하네요.

 

 

샤토네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샤토뇌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는 프랑스 남부 론(Rhône)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이자,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고품질의 풀바디 레드 와인으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샤토뇌프 뒤 파프는 '교황의 새로운 성' 이라는 뜻으로, 14세기 아비뇽에 거주한 교황 요한 22세가 이 지역에 여름 궁전을 세운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교황청이 와인 산업 발전에 기여하며 이 지역은 고품질 와인 산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생산 지역은 프랑스 남부 코트 뒤 론(Côtes du Rhône) 지역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약 3,200헥타르의 포도밭이 있으며, 석회암, 모래, 자갈이 혼합된 독특한 토양이 포도 재배에 이상적입니다.

 

샤토뇌프 뒤 파프는 최대 13가지 포도 품종을 블렌딩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주요 품종은 아래와 같습니다.

* 그르나슈(Grenache): 가장 널리 사용되며, 풍부한 과일 향과 바디감을 제공합니다.
* 시라(Syrah): 구조감과 스파이시한 풍미를 더합니다.
* 무르베드르(Mourvèdre): 탄닌과 깊이를 보강합니다.

그 외 쌩소(Cinsault), 꼬노이즈(Counoise) 등의 품종을 사용합니다.
화이트 와인도 소량 생산되는데 대표적으로 루산느(Roussanne), 클레레트(Clairette), 부르블랑(Bourboulenc) 품종이 사용됩니다.

중세 시대의 음료와 함께 교황청과 관련이 있는 와인까지.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아비뇽 교황청 여행이었습니다.

 

 

* Palais des Papes : Pl. du Palais, 84000 Avignon,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