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뮤지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포도호텔 근처에 있는 미술관, 포도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포도뮤지엄 홈페이지 : https://www.podomuseum.com/
포도뮤지엄은 2021년 4월 24일에 개관한 따끈따끈한 신생 미술관입니다.
포도뮤지엄의 운영시간과 관람 요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영시간 : 수-월 10:00-18:00 (매주 화요일 휴무, 입장마감 17:30)
입장료 :
어린이(만 12세 이하) : 무료
청소년.군인(만 13세-18세) : 개인 3000원, 제주도민 2000원
어른(만 19세-64세) : 개인 5000원, 제주도민 3000원
어린이, 65세 이상, 국가 유공자 및 장애인 : 해당 신분증 제시할 경우 무료
포도뮤지엄 1층에는 예쁜 카페가 있어 관람 전후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포도뮤지엄 카페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제주도/서귀포/안덕] 포도뮤지엄 - 포도호텔 옆 미술관, 예쁜 카페
이날 Exhibition 1 에서 하고 있던 전시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 展' 이었습니다.
포도뮤지엄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무료로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도 다녀간 곳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전시회의 서문입니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 展' 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을 서로 적대시켜 분란을 일으키는 혐오와 혐오 표현 양산의 면모를 주목하고자 과거의 실제 상황들을 수집하고 예술 작가들의 시각적 해석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로서 "Another Point of View(또 다른 관점)" 를 제시합니다.
혐오는 성별, 나이, 국적, 종교, 장애, 피부색, 외모, 성적 지향을 포함한 신체적, 문화적 특징을 이유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해 가해지는 기피, 공포, 불쾌함, 경멸 등을 아우르는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감정입니다.
이를 밖으로 분출하는 행위는 개인의 취향이나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을 것이 아니라, 타자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임이 분명합니다.
또한 입장과 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가해자는 피해자로, 피해자는 가해자로 변할 수도 있으며, 방관자 또한 동시에 가해자와 피해자로 매우 모호한 윤리적 경계선에 놓이기도 합니다.
혐오의 결과는 피해자의 심리적 상처부터 권력 남용, 증오 범죄, 테러, 집단 학살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폐해는 오래전부터 국경과 시대 구분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 展' 전시는 이러한 혐오의 원인과 결과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공간들과 예술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이러한 여러 관점들은 혐오가 어떻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개인에서 군중으로 확대되며, 간접적인 언어폭력이 대학살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진술하지만, 혐오의 미묘하고 거시적인 모든 면들을 다룰 수 없을뿐더러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다만, 외면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공감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에는 다른 생명을 혐오하고 파괴하는 잔혹함도 있지만,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숭고함도 존재합니다.
이 전시로 공존의 방법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공간이 열리길 희망합니다.
<제 1 전시실 : 균열의 시작>
"그 얘기, 들었어?"
우리가 흔하게 나누게 되는 가벼운 뒷담화를 시작하는 문장입니다.
소문의 벽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전시는 '소문의 벽' 입니다.
'내가 얘기하고 있는 대상은 들을 수 없으니 피해가 가지 않겠지.'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우리를 위해서는 이런 얘기는 할 수 있지.'
소문의 벽에 있는 구멍을 들여다보면 소문을 퍼뜨리는데 사용되는 가벼운 뒷담화 및 글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소문의 벽' 에 난 구멍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글귀는 흔히 나누는 가벼운 뒷담화에서 시작하여, 대중매체 혹은 권력 집단까지 발화했던 실제 가짜 뉴스와 소문들입니다.
14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소문, 뒷담화로 시작했을 특정 집단에 대한 추측과 선입견은 입에서 입으로 퍼져 정치적 조작으로까지 확장되어 객관적인 사실인 마냥 발표되었습니다.
손가락질부터 민족 청소까지 당한 그들이 혐오 집단이 된 이유는 성별, 문화, 종교, 피부색, 신념, 성적 지향 등으로 다양하지만, 그들에 대한 소문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그들은 병을 옮기거나, 게으르고, 비윤리적이며 위험한 존재여서 우리의 안전과 신념을 위협한다는 공포와 사명감을 자극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문들을 보기 위해 구멍 안을 들여다봐야 하는 동작은, 관음증과 같은 감정을 재현합니다.
게다가 구멍의 끝에는 볼록렌즈가 들어 있어서 글자의 크기를 과장하거나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Broken Mirror_Classic 2011
이용백, 2011
LCD 모니터를 덧댄 거울에 총알이 관통하는 영상이 나오면서 거울이 순식간에 깨지고 맙니다.
관람객들은 깨진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제 2 전시실 : 왜곡의 심연>
비뚤어진 공감
우리는 역사적인 혐오 사건들 속 가해집단과 피해집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어쩌면 그 가해를 가능하게 한 군중들의 공감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합니다.
가짜뉴스의 선동이나 광기어린 군중 심리의 원리에는 수많은 대중의 공감대가 존재합니다.
벽에 대가가면 커지는 나의 그림자를 따라 채워지는 글자들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여러국가의 혐오 발언(Hate speech) 참고문헌에서 수집한 글들입니다.
내가 속한 집단의 피해에 과잉 공감할 때 자연스럽게 타집단에 대한 배척과 혐오 감정이 커집니다.
이러한 혐오 감정은 '우리' 에게 위협이 되는 '그들' 에 대한 소문을 믿고, 그들을 미워하고 배척함으로서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야한다는 정의감과 연대감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혐오는 대부분의 경우 가짜소문을 먹고 자라게 됩니다.
한 소수 집단을 향한 혐오와 차별의 소리가 경계되지 않고, 점점 커져서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을 때 어떤 역사가 일어났는지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뚤어진 공감대는 극단적인 패닉을 불러옵니다.
패닉 부스
거울로 가득찬 방에서 전쟁에 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던 패닉 부스입니다.
"우리" 와 "그들" 을 나누고, 상대 집단을 향한 편견과 증오를 경계하지 않을 때 인류는 테러와 전쟁, 대규모 학살과 같은 비극을 직면하였습니다.
폐쇄적인 공간 안에서 인류사 속에 반복되는 폭력화된 혐오가 진폭 넓게 진동합니다.
이 공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와 "그들" 을 나누고 있는 현대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 이 부스는 노약자나 어린이, 임상부는 입장을 권하지 않습니다.
<제 3 전시실 : 혐오의 파편>
벌레 먹은 숲 (Worm-eaten Drawings)
최수진, 2020
벌레에 갉아 먹혀서 잎과 줄기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은 혐오의 말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자화상을 나타냅니다.
달의 어두운 면
이 공간은 소문의 벽 공간내 수많은 소문 속 주인공들이 누구인지 밝히며, 그들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통계 수치로써 보고합니다.
반복적인 사건 통계를 통해 혐오가 허용된 사회에서는 피해자 집단이 계속해서 대체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건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아 데이터에조차 존재하지 않는 자들도 많습니다.
또한 소수의 대표적인 사건들만 발췌되어 있지만 역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혐오 사건들과 피해자들이 지구상 곳곳에 모래알처럼 존재합니다.
- 미국 내 증오범죄
- 미즈호 학살 사건
- 세일럼 마녀 재판
- Covid-19 확산으로 인한 아시아인 혐오
- 르완다 내전
-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 홀로도모르
- 홀로코스트
- 보스니아 인종 청소
- 캄보디아 킬링 필드-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과 SNS
미디어로 접한, 들어봤던 것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사건도 있었는데 역사적으로 혐오 범죄가 정말 많이 존재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혐오 범죄가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숙고의 방
강애란
차별과 편견, 폭력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인물들을 다룬 책의 모형 내부에 LED 를 장착시켜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팅 북(Lighting book)이 만들어져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뒷담화에서 시작된 소문이 눈덩이만큼 커져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 혐오, 그리고 폭력과 학살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이 전시회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작품들의 아이디어와 퀄리티도 훌륭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전시회였습니다.
Exhibition 2 에서의 전시 케테 콜비츠 "아가, 봄이 왔다" 후기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제주도/서귀포/안덕] 포도뮤지엄 - 케테 콜비츠 "아가, 봄이 왔다"
* 포도뮤지엄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특별자치도, 안덕면 산록남로 788
'국내여행 >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서귀포/대정] 제주 올레길 10코스 - 산방산과 송악산을 보며 걷다 (0) | 2022.05.23 |
---|---|
[제주도/서귀포/안덕] 포도뮤지엄 - 케테 콜비츠 "아가, 봄이 왔다" (0) | 2022.05.20 |
[제주도/서귀포/안덕] 포도뮤지엄 - 포도호텔 옆 미술관, 예쁜 카페 (0) | 2022.05.18 |
[제주도/제주] 제주도 벚꽃 구경 - 아라동, 제주대학교병원 앞 (0) | 2022.04.27 |
[제주도/제주] 산지물 - 제주시 탑동 활어회 물회 해산물 맛집 (0) | 2022.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