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 선거, 콘클라베(Conclave)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 266대 교황이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
2025년 부활절 다음날인 2025년 4월 21일 선종하셨습니다.
2025년 4월 26일 전 세계가 애도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장례식이 진행되었고
이제 바티칸에서는 콘클라베(Conclave) 가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3월 초 영화 '콘클라베(Conclave)' 가 개봉이 되었는데,
그로부터 두달이 지난 시점에 현실에서 진짜 콘클라베가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콘클라베' 란 무엇일까요?
'콘클라베(Conclave)' 란, 가톨릭 교회의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소집되는 추기경들의 비공개 선거를 의미합니다.
콘클라베의 어원은 '열쇠로 걸어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쿰 클라비(Cum Clavis)' 입니다.
가톨릭의 교황이 처음부터 콘클라베를 통해 선출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 이후 초기에는 로마 교구민과 성직자들에 의해 교황이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로마 귀족과 정치 세력의 간섭이 심해졌고,
당파 싸움을 통해 무자격자가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274년 제2차 리옹 공의회에서 교황 그레고리오 10세가 콘클라베 제도를 공식화했습니다.
그 배경은 가톨릭 교회 역사상 가장 긴 교황 선거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1268년 교황 클레멘스 4세의 선종 이후, 추기경들의 정치적 투쟁 때문에 3년 가까이 교황이 선출되지 못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선거는 비테르보에 있는 교황 궁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수십회의 투표 끝에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자, 로마 시민들은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비테르보 시장은 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기경들을 선거장에 감금하였고,
지붕을 파손해 물이 새게 한 다음 음식을 통제해 빵과 물만 들여보냈습니다.
결국 2년 9개월 후인 1271년에야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습니다.
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 그레고리오 10세는 선거의 신속성을 높이고, 외부 간섭을 줄이기 위해 'Ubi periculum' 이라는 규칙을 신설하였습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추기경 선거인단은 콘클라베 전체 기간 동안 외부와 격리되어야 하며,
식사는 작은 개구부를 통해 전달되며 3일 후에는 하루 한 끼, 8일 후에는 빵과 물(약간의 포도주 포함)만으로 배급이 줄어들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때 확립된 콘클라베 제도는 시대에 맞춰 조금씩 수정되며 현재 교황 선출 방식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콘클라베는 어떤 절차로 진행이 될까요?
기본적으로 콘클라베는 교황이 선종하거나 자발적으로 사임한 경우에만 소집됩니다.
1) 시작
교황 선종 또는 사임 후, 교황청 궁무처장(Camerlengo of the Holy Roman Church) 이 교황의 사망을 공식 선언합니다.
이번에는 케빈 패럴 추기경이 교황청 궁무처장으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교황청 궁무처장은 교황의 장례식과 콘클라베 준비를 주도하게 됩니다.
콘클라베는 교황의 사망이나 퇴위로 자리가 공석이 된 지 15~20일 사이에 개시해야 합니다.
2) 선거인
선거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에게만 주어집니다.
인원 수는 대체로 120명 이내로 유지되도록 규정되어 있고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지역 출신으로 추기경단을 구성함으로써 교회의 보편성을 드러냅니다.
현재 새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투표권을 지닌 이들은 135명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은 콘클라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3) 장소
콘클라베 장소는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Sistine Chapel) 입니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개최되었다고 해요.
추기경들은 바티칸 내의 방문자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 에 머무르며 외부와의 연락이 완전히 차단된 채 콘클라베에 참여합니다.
모든 추기경은 콘클라베 동안 붉은색 제복을 착용하는데요,
붉은색은 '신앙을 위해 피를 흘릴 준비가 되어 있음' 을 상징합니다.
4) 투표
투표시 후보는 따로 선발하지 않고, 선거인 각자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적습니다.
비밀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투표가 끝난 후에는 표 집계, 표 수 검사, 투표용지의 소각이 차례대로 진행됩니다.
콘클라베 첫날, 첫 번째 투표가 실시됩니다.
유효 투표수의 2/3 이상 찬성을 받아야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는데요,
이 날 투표에서 결정되지 못하면 둘째 날부터는 하루에 오전 2회, 오후 2회로 총 네 차례 투표가 실시됩니다.
사흘 동안 투표했는데도 미결이면 1일간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 묵상을 한 뒤 재투표를 7회 실시합니다.
기도 후 7회 재투표를 세 번까지 반복했는데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직전 투표의 최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합니다.
둘 중 한 사람이 3분의 2 이상 득표할 때까지 양자투표를 하게 됩니다.
단, 최다득표자 2인에게는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5) 연기와 소각
투표 결과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면 투표 용지를 소각할 때 검은 연기(fumata nera)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나옵니다.
교황이 선출되었다면 흰 연기(fumata bianca)가 나오며, 전 세계에 새 교황의 선출을 알립니다.
6) 당선자 절차
교황으로 선출된 추기경에게 “당신은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를 수락하십니까?(Acceptasne electionem?)”
라고 묻습니다.
수락 시 새로운 교황 이름을 정하고, 성 베드로의 후계자로 공식 즉위합니다.
이후 대중 앞에 "Habemus Papam!" (우리는 교황을 모셨습니다!) 라는 선포가 이루어집니다.
교황 선출을 위한 신성하고 비밀스러운 절차, 콘클라베.
오랜 전통이 있는 콘클라베는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신앙적 의미를, 전 세계인에게는 역사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제게는 너무 훌륭한 교황님이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번 콘클라베에서도 훌륭한 가톨릭의 수장이 선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Sistine Chapel : 00120 Vatica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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