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사라진 블랙박스 기록,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2024년 연말 대한민국 국민들을 슬픔과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전라남도 무안 국제공항으로 비행하던 제주항공 7C2216 편.
새벽 2시경 현지를 출발하여 한국에는 오전 9시에 도착 예정이었는데요,
긴급 상황이 발생하여 비행기가 비상 착륙하였으나 착륙 후 폭발하여 탑승객 및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였습니다.
희생자는 한국인 177명, 태국인 2명입니다.
여행을 사랑하고 그동안 비행기를 많이 타 왔던 여행자로서 이번 참사는 더욱 관심이 많이 가고 또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1. 사고의 발생 원인: 조류 충돌
조류 충돌, 버드 스트라이크는 사고 발생 초기부터 가장 첫번째 사고 원인으로 꼽혀 왔습니다.
오전 8시 57분, 관제탑에서 사고 항공기로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했었고 "Caution bird activity"
2분 후인 오전 8시 59분, 조종사가 조류 충돌 및 메이데이(조난 신호) 선언을 하게 됩니다.
"Mayday mayday mayday"
"Bird strike, bird strike, go-around"
국토교통부의 브리핑에 따르면 공항 근처에서 항공기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가 있었던 것으로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비행기 엔진에 들어간 흙을 파내는 과정에서 조류의 깃털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엔진의 한쪽은 조류 충돌이 확실한데, 양쪽에서 모두 조류 충돌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마 조류 충돌로 인해서 엔진에 손상이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안공항 주변은 대표적인 철새 서식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 간척지 조성 이후로 만들어진 창포호가 1000ha 에 걸쳐 있는데요,
이곳에는 멸종 위기 1급 동물인 황새를 포함하여 흰꼬리수리, 청둥오리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다른 공항보다 훨씬 높은 편이었습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14개 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을 보면 무안공항은 1만건당 9건으로 0.09% 입니다.
같은 시기의 김포공항 조류 충돌 발생률은 0.018% 로 무안공항의 1/5, 제주공항 발생률은 0.013% 로 무안공항의 1/7 수준입니다.
조류 충돌로 실제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2024년 기준 3.4%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조류 충돌 발생 확률이 낮은 것이 사고 예방에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무안공항은 다른 공항에 비해 인명 사고가 발생할 확률 역시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2. 비행기 착륙 방향: 01 활주로 vs 19 활주로
무안공항의 활주로는 착륙 방향에 따라 01 활주로, 19 활주로 두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01 활주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행하는 활주로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활주로입니다.
19 활주로는 이번 사고 항공기가 착륙할 때 사용했던 활주로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하게 됩니다.
같은 활주로에 비행 방향만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개의 활주로 환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00m 입니다.
인천공항 3750m, 김포공항 3600m 과 비교하면 800~900m 정도 짧은 편입니다.
지난 10월부터는 활주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01 활주로는 기존 길이와 동일하게 2800m 로 운영이 가능했지만
19 활주로는 착륙 시작 지점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300m 줄여서 2500m 로 운영했다고 합니다.
원래 제주항공 7C2216 편은 01 활주로로 착륙 예정이었으나 메이데이 선언 후 복행을 하면서 반대 방향인 19 활주로로 착륙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남쪽에서 북쪽이 아닌,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복행을 할 경우 원래 착륙하려던 방향으로 다시 착륙 시도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복행 후 2분만에 반대 방향으로 비상 착륙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비행기는 더 짧은 활주로로 착륙을 하게 된 것이고 또한 비상 착륙을 하느라 활주로 시작 지점이 아닌 중간 지점으로 착륙을 했습니다.
즉 비행기가 속도를 줄이기 위한 활주로 공간은 거의 없었던 셈입니다.
3. 콘크리트 둔덕
이번 참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콘크리트 둔덕.
가로 30m, 높이 2m, 두께 4m 의 어마어마한 둔덕입니다.
사실 비행기가 비상 상황으로 동체 착륙을 하긴 했지만 착륙 자체는 정말 안정적으로 잘 했었습니다.
그러나 속도를 줄이지 못해 결국 활주로를 이탈하게 되었고 활주로 끝단에 있던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였습니다.
01 활주로의 끝단에도 원래는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는데 활주로 확장 공사 때문에 치워진 상태이고
19 활주로 끝단에만 콘크리트 둔덕이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사고 영상을 보면서 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에 비행기가 충돌한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공항 로컬라이저라는 것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담장 앞에 로컬라이저 라는 것이 있었고,
흙으로 덮여 있어 흙더미로만 알았던 그 둔덕 속에 숨어있던 무시무시한 콘크리트와 충돌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흙더미 안에 콘크리트가 숨어 있으리라고는 아마 조종사들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비행기의 랜딩 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가 바닥에 직접 닿았기 때문에 동체의 높이가 정상 착륙할 때보다는 낮았을 것입니다.
결국 높이 2m 의 콘크리트와 정면으로 충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활주로 끝 300미터 이내에는 충격을 흡수하거나 쉽게 파손될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둔덕 설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나요?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수도 있는 비상 상황에 당연히 대비를 해야 하는데,
충격 흡수는 커녕 동체를 산산조각 내버리는 두꺼운 콘크리트라니요.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무안공항 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 여수공항, 광주공항, 포항경주공항에도 동일한 구조의 콘크리트 둔덕이 있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둔덕이 계속 존재하는 한 이 공항들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은 계속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 시설들은 철거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4. 사라진 블랙박스 기록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사건의 진상을 밝혀줄 블랙박스의 기록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기장이 메이데이를 선언한 8시 59분부터 비행기가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한 9시 3분까지 4분간의 기록,
가장 중요한 이 시간의 기록이 누락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에 따르면 "충돌 직전 4분 동안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자료기록장치(FDR)가 작동하지 않았다" 라고 합니다.
FDR 은 비행기의 좌측 엔진에서, CVR 은 우측 엔진에서 전원을 받는데 그 당시 두 엔진이 모두 꺼져 블랙박스의 전원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블랙박스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기록되기 때문에 섭씨 1000도 이상의 열과 6000m 아래 수심에서도 견딜 수 있게끔 제작됩니다.
엔진 두개와 블랙박스가 동시에 작동 불능 상태가 된 이번 참사는 정말 이례적입니다.
블랙박스의 전원 공급조차 중단될 정도로 엔진이 작동 불능 상태였다면 그 4분간 비행기는 정말 긴박한 상태였을 것 같습니다.
조종사와 승무원, 승객들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비행기의 블랙박스, 가장 중요한 충돌 전 4분간의 기록이 사라진 상황에서
사건의 진실은 과연 밝혀질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발생한 이번 참사가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참사 원인 규명 및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 무안국제공항 : 전라남도 무안군 망운면 공항로 970-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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